이력서 주도 경력 개발

2025. 2. 28.

이력서 주도 경력 개발
image by Alexas_Fotos

이력서는 최소한 분기별로 업데이트를 하며, 지난 분기 성과를 반성하고 새로 오는 분기를 계획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회사를 월급도 받고 성과도 만들어, 내 경력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절대 수동적으로 일할 수 없습니다.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눈에 불을 켜고 해야 할 일을 찾게 되는 것이죠.

단순히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성과로운 일로 승화시키는 것이 바로 능동적인 업무 태도입니다. 시킨 일이라도 그 안에서 개선점이나 문제점 혹은 효율적인 해결점을 발견하여, 별 볼 일 없던 과제도 본인의 경력에서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 과제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공부했거나, 현재 하고 있거나, 앞으로 해야 할 내용 중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찾습니다. 그리고 팀장에게 이렇게 제안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에 이런 문제들이 있는데, 이 부분을 이렇게 개선해 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개선되면 이런 장점이 있습니다. 저에게 X만큼의 시간을 주세요.”

이런 태도를 보인다면 팀장은 두 손 들고 환영할 것입니다. 실제로, 스스로 개선점을 찾고 그것을 자신의 업무로 만드는 사람들이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습니다. 물론 모든 것이 수용되진 않겠지만, 그런 적극적인 태도는 늘 높게 사줄겁니다.

연차가 높아질수록 이러한 업무 태도는 선택이 아닌 역할이 됩니다. 하지만, 연차와 무관하게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국, 운영이나 유지보수를 위한 과제라도 능동적인 태도와 접근 방식을 통해 이력서에 남을 만한 큰 성과로 환골탈태할 수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그동안 충분한 성과가 있었는지 회고해 보고, 앞으로 이러저런 성과들을 과제를 통해 만들겠다는 계획과 단기적인 목표을 세우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커리어의 다음 분기 성과 방향성추가로 공부해야 할 방향성까지 생기게 됩니다.

보통 자기계발 서적에서 말하는 불투명한 큰 목표를 굳건히 잡아두고 무작정 이룰 수 있다고 믿는 것보다는, 단기적으로 바로 코앞의 목표를 자주 잡아 작은 목표를 하나씩 이뤄나가면서 민첩하게 방향을 살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믿는다고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행동해야 이루어지는 것이니까요.

이력서를 풍성하게 만들려고 회사를 다녀야 한다고 생각해요. 회사는 내 커리어를 만들어주는 사회적인 서비스인거죠 :)

이렇게 말하면 무슨 속물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그렇게 일을 해야 회사도 나도 윈윈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를 위해 만든 성과가 나를 위한 성과도 되는 것이니까요. 그 반대도 통하고요.

회사에서 하는 일이라면 일단 "이것을 어떻게 해야 이력서에 좋은 성과로 남길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세요. 고민을 하다보면 아무리 작은 과제라도 준수한 성과를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이건 많은 역량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냥 마음가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적인 성과

개발자의 성과는 단순히 기술을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결국에는 나열인 것을 설명하듯 풀어써도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리액트의 어떤 API를 사용했다"*는 정보는 사실 리액트가 잘한 것입니다.

도구나 기술은 단순히 사용했다는 정보만으로는 어필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이력서도 결국 광고글과 같습니다.
그것을 보는 사람들에게 나의 시간을 사 달라고 어필하는 광고글이죠.

어떤 과제에서 특정 기술을 사용한 것 자체가 어필할 만한 내용이라면,
해당 기술이 왜 어필할 만한 내용인지 독자가 혹하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 기술 자체를 내가 만들었는지
  • 기존 기술을 개선했는지
  • 난이도가 높은 기술을 적용했는지
  • 기술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었는지
  • 기존 코드와의 조화를 위해 어떤 의미 있는 작업을 했는지

이러한 내용을 통해 기술이 도입된 후 어떤 좋은 점과 개선점이 있었는지,
그래서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회사나 서비스가 성장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흐름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모든 내용을 한 과제에 모두 풀어쓰면 너무 구구절절할 수 있으니, 과제별로 강조할 내용만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성과 찾기

과제에서의 성과를 무엇으로 적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으신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회사의 업무, 즉 일은 어떤 문제를 내 시간을 써서(팔아) 해결하는 것이에요. 문제를 해결했고, 가급적 잘 해결해서 결과도 좋으면 그게 좋은 성과죠. 그렇다고 성과의 결론만 적는다면 그것은 그냥 주장으로 보여요. "~을 사용해서 챗봇을 성공적으로 개발함" 과 같은 것은 주장이죠. 근거가될 과정과 흐름을 어필해서 해당 내용이 유추될 수 있도록 해야해요.

  1. 과제를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무엇인가?
  2. 그 어려운 부분을 어떻게 해결했는가?
  3. 그래서 얻은 개선점이나 통찰은 무엇인가?

일단 성과가 무엇인지 잘 모르시겠다면, 우선 과제를 진행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것을 떠올려보세요. 문제의 근원,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했는지를 생각해 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들을 떠올려보세요. 막 적으셔도 돼요. 그리고 그렇게 해결해서 무엇이 나아졌나요? 혹은 해결은 했지만 추가적인 개선점은 있었어요?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무언가가 있었나요? 몰랐던 것을 알게 된 것 말이에요.

방금 떠올린 내용들을 일단 써두고 내용을 정리하고 덜어내서,
중복되지 않고 구구절절하지 않게 핵심만 남기시면 그게 성과에요.

중복에 대해서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중복이라는 건 반복적인 문장을 삼가라는 것이 아니에요. (그건 당연한 것이겠지만 ㅎㅎ) 예를 들어 A라는 프로젝트에서 AA라는 역량이나 성과를 어필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분명 A 프로젝트에서 성공적으로 적용된 스킬이나 기술, 아무튼 그 역량은 B라는 새로운 프로젝트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됐을 거예요. 그사이 AA라는 것의 개선점이 발견된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그런 경우 보통 목록화되어 있을 A 프로젝트의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 와서 B라는 프로젝트에도 추가하는 경우가 있어요. 왜냐면 둘 다 적용했으니까요. 하지만 읽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미 A에서 어필된 내용으로 "아, 이분이 이런 경험이 있어서 이런 건 잘하겠네"라고 인지가 된 상황인데,
또다시 B에서 동일한 내용을 보게 된다는 것이죠.

이런 것을 중복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력서를 보는 그 짧은 시간에 안에 많은 것을 어필해야 하는데,
동일한 내용보다는 과제별로 다른 내용들이 어필되면 좋을 것 같아요.

꾸준한 관리

개발자로서의 성과가 무엇인지에 대한 감을 잡으셨다면, 이제 앞으로 과제를 진행할 때 *"아, 이 과제에서는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까?"*라는 고민을 한 번 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난이도가 높으면 높은 대로 그 나름의 기회가 생길 수 있고요. 난이도가 낮으면 낮은 대로 또 기회는 분명히 있습니다.

당연히 단순히 정해진 결과만 만들어내는 것으로 과제를 종료하면 쉬워요. 편하죠. 그리고 모든 과제들이 그럴싸한 성과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과제를 진행하면서 문제가 제대로 정의되었는지 고민해 보고, 참여자로서 추가로 고민하거나 해야 할 것이 있는지, 개발자로서 시도하거나 개선할 만한 무언가는 없는지 고민해 보세요.
그 히스토리를 주기적으로 이력서에 담아두려고 노력하고 다음을 계획한다면, 최소한 본인이 성장이라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그 작업을 적어도 분기마다 하는 것이죠.

가끔 본인의 경험을 최적으로 혹은 효율적으로 작성하는 방법이나 형식(템플릿)에 대해서 물어보시는데요. 최고의 효율의, 최고로 최적화된 이력서를 작성하는 방법이나 형식없는 것 같아요. 실제로 최고의 상태인데도 인지하기 힘들겠죠. 그리고 작은 성과를 특정 방법과 형식으로 작성한다고 큰 성과가 되지도 않아요.
그저 현재로는 최선인 이력서를 꾸준한 관리를 통해 유지하는 게 제일 이상적일 것 같아요. 지속적으로 목표를 잡고 형식이 아닌 내용을 개선해 나가는 과정에 있는 이력서 말입니다.

몇몇 분들이 돈받고 팔거나, 본인 브랜딩을 위해 찌라시로 사용하는 "대기업에 취업하는 이력서 템플릿"과 같은 것은 그냥 가독성 측면에서 참조만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형식을 위해 이력서를 계속 수정하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기업은 그들만의 템플릿이 이미 있습니다.

이력서는 채용 과정의 시작일 뿐입니다. (먹고 살기 힘드네요 ㅎㅎ)
지속적으로 들여다보고 수정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고 좀 적당히 해요 우리!

마무리

테스트 주도 개발(Test Driven Development)에서 착안해 "이력서 주도 경력 개발"이라는 제목이 운동하다가 뙇 떠올라서 그럴싸하다고 이마를 탁쳤는데, 쓰다 보니 내용이 조금 섞인 것 같아요.

아무튼 강조하고 싶은 것은, 두 가지입니다. 이력서도 코드처럼 주기적으로 유지보수하면서 자기 반성과 함께 계획적으로 커리어를 만들어가자는 것 과 시켜서 하는 일이라도 그 안에서 주도적으로 개선하고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평범한 과제를 비범한 과제로 승화시켜 보자 이겁니다.

회사따위, 내 이력서를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다녀줍시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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