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와 명상

🗓 2020-03-24

언젠가부터 여러 가지 걱정들로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운동과 독서가 해결책이 될 수 있는데 운동은 평소 꾸준히 하는 편이었고 독서량을 많이 늘려봤다. 기술 서적이 아닌 내 삶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의 책들을 읽었다. 하지만 뭔가 부족했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내기 힘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힘들었던 건지 생각을 직접적으로 대면하기 두려웠었는지 모르겠다. 몸뚱아리는 현재에 있었지만, 정신과 생각은 미래와 과거를 수없이 오갔다. 마음이 평화롭지 않았다.

작년 말에는 평소 같았으면 3년 치 분량에 해당하는 책들을 몇 개월 만에 읽었다.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었던 한 해였을 것이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 몇 권에서 명상이란 단어가 자주 눈에 띄었다. 특별히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었는데 존경하는 작가 유발 하라리가 매일 명상을 통해 평정심과 집중력을 얻는다는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귀가 얇은 나는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 170일간의 명상을 해왔고 명상을 통해 얻은 것은 아래와 같다.

  • 하루 20분 투자로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
  • 업무와 학습 능률이 오른다.
  • 현재 나의 마음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 부정적인 생각에 대한 태도를 바꿀 수 있다.

사실 명상은 개발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어떤 개발자는 숨만 쉬고 있는 그 20분이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개발자는 두뇌를 많이 사용하는 직업이다. 온종일 컴퓨터 앞에서 앉아 코드를 통해 머릿속에서 복잡한 구조를 여행하며 수정하고 개선한다. 머릿속에 기억해야 할 것도 많고 배워야 할 것 그리고 융합하고 응용할 것도 많다. 쌩쌩한 두뇌로 이러한 개발자의 일상을 살아가려면 두뇌를 가끔 쉬게 해줘야 한다. 명상은 두뇌를 쉬게 할 뿐만 아니라 마음을 훈련해 삶을 대하는 자세를 개선한다. 번아웃에 빠지지 않고 롱런하려면 마음도 챙기자. 명상의 효과는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명상을 시작하다

명상에 도전해보기로 결정했지만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자료들은 뭔가 와닿지 않았고 책을 찾아봤다. 명상을 "하고" 싶은 것이지 명상을 "학습하고" 싶은 것은 아니라서 가장 효율적인 한 권을 읽고 바로 시작하고 싶었다.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존 카밧진의 처음 만나는 마음챙김 명상]이란 책으로 결정하고 바로 정독했다. 명상에 대한 내용뿐 아니라 삶에 대한 자세를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하지만 다소 철학적이라 어렵고 실용적이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책 한 권을 읽고 명상에 대해 통달할 수는 없었지만 어느 정도 감은 잡을 수 있었고 명상을 나의 삶의 일부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존 카밧진의 책을 읽으면서 동시에 headspace라는 앱을 이용해 명상을 시작했다. 다양한 주제의 명상 가이드 음성들이 담겨 있고 개인 명상 관리 기능도 있다. headspace에는 다양한 유로 코스가 있지만 처음 시작은 무료인 Basic 코스로 충분하다. 나는 Basic 코스에서 명상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감이 조금 잡히자 명상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한 달간 headspace를 결제하고 Pro 코스까지 진행했다. headspace의 가이드 코스들은 보통 명상의 시작 부분과 마지막 부분에서 명상에 대한 조언을 주는 형태로 진행된다. 유료결제 후 Pro 코스까지만 진행하고 headspace는 더는 사용하지 않는다. 가이드 자체는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영어로 녹음된 가이드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에 자주 놓이게 되고 명상자체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명상에 어느 정도 패턴이 잡힌 후 부터는 더이상 가이드가 필요하지 않았다.

습관으로 만들기

미리 이것저것 판단하지 않고 일단 명상이란 것을 충분히 경험해보고 싶었다. 명상을 습관으로 만들고 싶어 Streak이란 앱으로 명상 횟수를 관리했다. 거의 매일 하긴 했지만 상황에 따라 명상을 하지 못했을 때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아 일주일에 5회 이상 하는 것으로 목표를 잡았다. 해외 출장이나 여행중일때 혹은 심한 숙취를 겪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했던 것 같다. 술을 좋아해서 숙취로 명상을 못 한다면 습관으로 만들기 힘들 것 같아 웬만한 숙취 정도는 굳은 의지로 빼먹지 않았다.

명상 시간은 보통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하는 것을 추천한다. 중요한건 공복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왜 공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아보지 않았지만 그래도 확실히 조금 해보니 공복인게 더 편할것 같다. 아무래도 배가 부른 상태에선 졸음이 오기 쉽고, 소화가 되는 과정에서 집중이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주로 아침 시간을 이용해 20분 동안 공복 상태로 명상을 했다. 상황에 따라 시간이 부족한 날에는 10분 정도 한적도 있다 .아침에 하지 못했을때는 퇴근 후 자기전에 했다. 어디까지나 스트레스를 덜자고 하는 일이니 유연하게 했다. 물론 저녁 식사전에 하거나 식사 후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 공복감이 느껴질때 즈음 했다. 아무튼 일단 했다.

명상을 하는 방법

명상을 하는 방법을 단순하게 정리하면 바른 자세로 앉아 내가 들이쉬고 내뱉는 한숨 한숨에 집중하는 것이다. 명상 도중에는 생각들이 밀려온다. 생각이 밀려오면 생각이 왔다는 것을 깨닫고(알아차림, awareness) 그대로 흘려보낸다. 그리고 다시 숨에 집중한다. 생각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오기 때문에 내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밀려오는 생각들은 보통 쓸데없는 망상들이다. 그런 망상 혹은 걱정이 왔었다는 기억만 남긴다. 내용보다는 횟수가 중요하다. 보통 쓸데없는 내용이지만 내가 어떤 것들을 요즘 신경 쓰고 있는지에 대해 판단할 수 있다.

  1. 명상을 할 준비를 한다.

명상은 온전히 숨에만 집중하는 과정이다. 시작하기 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나는 주로 가족들이 자는 새벽이나 가족들이 모두 잠자리에 든 늦은 밤을 이용했다. 간혹 가족들이 깨어있는 아침이나 오후 시간을 이용할 때는 방에서 문을 잠그고 귀마개를 한 뒤 선풍기까지 틀어 두고 진행했다. 가족들이 활발하게 생활하는 시간에는 귀마개만으로는 부족하고 선풍기 소음과 같은 노이즈가 도움 된다.
장시간 편하게 앉을 수 있는 방석도 필요하다. 20분이란 시간을 온전히 앉아 있는 게 생각보다 힘들다. 배기고 아프다. 명상용 방석을 따로 팔긴 하지만 나는 배게 두 개를 포개놓고 그 위에 앉아 방석처럼 사용한다. 생각보다 편하다.

  1. 자리에 앉는다.

양반다리라고 부르는 한국식 정좌를 한다. 제일 균형 잡힌 자세인 가부좌를 하면 좋다고 하지만 균형이고 뭐고 가부좌를 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가부좌를 할 수 있는 신체구조를 가진 사람이라면 가부좌를 한다. 나는 가부좌를 영원히 못할 것 같다.
편한 자세로 자리에 앉고 허리가 굽지 않게 바로 세운다. 이때 허리를 세운다고 등 뒤에 무언가를 받치거나 하면 안 된다. 온전히 본인의 힘으로 허리를 쫙 편 자세를 유지한다. 처음에는 이렇게 양반다리를 하고 허리를 펴고 20분 앉아있는 것도 힘들었는데 금방 익숙해진다.
허리를 펴고 턱을 집어넣어 목도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나는 명상을 하면서 생각과 싸우다 보면 고개가 뒤로 젖혀지고 턱이 앞으로 나온다. 그래서 명상을 하다가 종종 목을 바로 세운다.

  1. 심호흡을 한다.

눈을 뜬 채로 코로 숨을 천천히 들이쉬고 다시 천천히 입으로 내뱉는다. 이렇게 심호흡을 하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30초 정도 반복하고 마지막 내뱉는 숨에 천천히 눈을 감는다. 천천히 하는 게 중요하다.

  1. 온몸의 감각을 확인한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의 감각을 확인한다. 감각을 통해 심상으로 세포 하나하나 훑으면서 내려간다. 어깨가 오늘은 뭉쳤는지 안 뭉쳤는지 허리가 어제보다 아픈지 덜 아픈지. 온몸을 스캔해 나가면서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그냥 차이나 감각을 알아채기만 하면서 지나간다.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는 건 어깨가 뭉쳤다고 어깨를 두드린다거나 혹은 허리가 아프다고 허리를 움직이지 말라는 말이다. 그냥 그대로 느끼기만 하고 지나간다. 가끔 집중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근육이 움직일 때가 있는데 그건 어쩔 수 없다. 이 과정에서 과거와 미래를 바쁘게 오가는 나의 정신을 온전히 현재 그리고 나에게 집중하도록 채널을 맞춘다.

  1. 숨을 쉰다.

이제 드디어 명상의 전부인 숨을 쉬는 행위를 한다. 코로 숨을 들이쉬고 코로 숨을 내쉰다. 이때 호흡은 흉식보다 복식호흡이 좋다. 호흡 속도는 의식하지 않았을 때의 속도다. 다시말하면 속도를 빠르게 혹은 느리게 의식적으로 조절하는 게 아니라 그냥 편안하게 호흡하는, 일상생활을 할 때의 호흡 속도다.
호흡하며 호흡 자체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코를 통해 산소가 들어가고 기도를 거쳐 폐까지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그 순환, 그 감각에 온전히 집중한다.
호흡은 나의 의식과 상관없이 진행되고 나는 그것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게 나와 호흡과의 관계다. 호흡과 나의 관계에서 제일 이상적인 것은 호흡을 하는 나를 마치 아기가 자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처럼 그저 있는 그대로 지긋이 바라보는 것이다.

  1.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다.

명상하면서 호흡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생각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찾아온다. 말그대로 생각이나 걱정인 것도 있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훅이 강한 음악이 들려올 때도 있고 특정 영화나 대사가 들려 올 때도 있다. 아무튼 나의 명상을 방해하려는 온갖 것들이 머릿속에서 생겨난다. 이런 것들을 생각이란 개념으로 퉁친다.
생각이 찾아오면 생각이 왔음을 알아채고 다시 호흡에 집중한다. 이 과정은 명상하는 내내 반복된다. 이 반복적인 과정을 이미지화하면 더 좋다. 예를 들어 구름의 이미지를 떠올려 생각이란 구름이 찾아오면 그대로 흘러가게 하고 다시 호흡에 집중한다. 나는 구름은 너무 느린 것 같아서 생각이란 풍선이 찾아오면 뻥하고 터트린다. 작은 풍선, 큰 풍선, 명상하는 동안 몸은 반듯하고 조용히 있지만, 머릿속은 바쁘다.

  1. 삶으로 돌아온다.

이제 명상에서 빠져나와 삶으로 돌아올 준비를 한다. 명상을 종료하는 시간은 명상 타이머 앱을 사용해서 확인한다. 알람을 사용할 수 있지만, 알람은 직접 끄기 전까지 계속 울리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 우리는 가볍게 명상시간이 끝났음을 알려주는 도구가 필요하다. 명상 타이머 앱은 찾아보면 많이 있으니 가장 마음에 드는 앱을 선택한다. 내가 선택한 앱은 잔잔한 종소리들을 선택할 수 있다. 나의 명상 패턴에 맞게 세 구간으로 나눠 두 번의 종소리를 울려준다.
종소리가 울리면 그동안 생각과 싸웠던 나에게 자유롭게 생각을 할 시간을 준다. 약 30초에서 1분 정도를 마음껏 생각한다. 사실 이건 스포일러지만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이 순간, 오히려 생각이 더는 나지 않고 고요해진다. 하고자 할 때도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생각은 정말 내 것이 아닌 것 같다.
마지막으로 다시 호흡에 집중해 10번 호흡을 한 뒤 눈을 뜬다. 생각에 대한 나의 자세를 그대로 삶으로 이어간다. 그리고 천천히 일어난다. 아니 천천히 일어나지 말래도 천천히 일어날 수밖에 없다. 다리가 엄청 저리다.

효과

명상하고 나면 정말 일상 생활에서 동떨어진 어딘가를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만큼 머리가 맑아지고 산뜻해진다. 온전히 집중한 날에는 고요한 수목원을 여유롭게 산책했을 때의 기분이 느껴지곤 한다. 너무 감상적인가?

생각이란 녀석과 싸우면서 온전히 호흡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단순하고 원초적인 행위, 즉 인간 생존의 기본인 호흡에만 집중하면서 뇌를 쉬게 하는 것이다. 인간의 번뇌를 없애려 계속 버리다 보니 결국 호흡만 남았다고 한다. 뇌를 쉬게 한다고 숨까지 안 쉴 수는 없다.

그렇게 이 생각이란 녀석과 싸우면서 온전히 호흡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단순한 것에 집중하면서 뇌를 쉬게 하는 것이다. 멍때림이 지친 뇌를 쉬게 하는데 효과적이란 말을 들었던 적이 있을 것이다. 명상은 멍때림이란 상태를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상적으로는 가수면 상태인 *“dream-like quality”*에도 이를 수 있는데 나는 아직 겪어보지 못했다. 아니 겪었지만 깨닫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명상에 의해 두뇌에서 알파파가 유도된다. 알파파는 안정과 휴식, 긴장의 이완 상태에서 발생하는데 이 상태에서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학습 능률과 업무 능률이 오른다.

긴장감을 완화하는데도 확실히 효과가 있다. 나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사내 혹은 사외 기술 교육을 하고 있는데 새로운 교육의 첫 교육 때는 많이 긴장하곤 한다. 그래서 해야 할 설명을 빠뜨리거나 중요한 부분을 놓칠 때가 있다. 명상을 시작한 뒤로는 이렇게 여러 사람 앞에 나서야 할 상황에서는 꼭 10분이든 5분이든 명상을 한다. 심호흡을 하는 것만으로도 긴장감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는데 명상으로 근거 없는 걱정들도 떨쳐낼 수 있다. 면접, 중요한 미팅, PT를 하기 전에도 분명 효과가 있을 것이다.

명상 중에 떠오른 생각들은 대부분 망상이거나 과도한 걱정들이기 때문에 대부분 중요하지 않지만 떠오른 생각들의 종류를 통해 내가 현재 어떤 것에 마음을 쓰고 있는지 혹은 스트레스를 받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내가 지금 어떤 것을 생각하는지 알아채게 되면 생각에 압도되지 않고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명상중에 특정 상황을 걱정하는 생각이 자주 떠올랐다면 명상이 끝나고 난 뒤 “아, 내가 그 일을 많이 걱정하고 있구나!”라고 인식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보통 그런 일은 걱정했던 것 보다 수월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특정한 문제나 일로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것이 대부분 수월하게 마무리 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즉 과도하게 걱정하는 상황이 많다는 것을 인지한다. 걱정과 스트레스, 망상은 일정한 패턴으로 반복되기 때문에 이런 생각들을 대하는 자세가 조금씩 나아진다. 생각에 압도되지 않고 생각이 왔음을 알아채는 훈련은 요즘같이 빠르게 변하고 개인은 모든 것에 과잉되지만 반대로 소외되기 쉬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 처음 할 때는 명상 중에 다리가 끊어지거나 문제가 생길 것 같이 저려온다. 안 끊어진다. 나의 경우 한 달 안에 익숙해졌다.
  • 푹신한 방석이 있으면 명상에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균형이 망가질 정도의 푹신함이면 안 된다. 명상 중에 균형을 잡느라 집중이 흐트러진다. 나는 긴 베개와 짧은 배게 두 개를 이용한다. 긴 베개를 밑에 깔고 그 위 한쪽에 짧은 베개를 올린다. 앉을 때는 짧은 베게 위에 앉고 긴 베개의 남은 부분에 다리가 올라가게 앉는다. 긴 베개 두 개를 “ㅜ” 모양으로 포개도 된다. 명상 베개는 검색하면 조금 나오는데 굳이 구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 생각에 압도되면 호흡이 빨라진다. 반대로 의식적으로 호흡을 조절하면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 호흡에 집중하기 힘들 때는 호흡을 센다. 1부터 10까지 세고 다시 1부터 10까지 반복한다. 초반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이것도 익숙해지면 호흡을 세는 와중에도 생각한다. 생각하면서도 정확하게 1부터 10까지 세는 것을 반복한다. 인간은 멀티테스킹이 안된다고 들었는데 그것도 아닌갑다.
  • 명상 중에 일에 필요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있다. 떠오른 순간 빨리 어딘가 적고 싶지만 그러면 명상을 멈춰야 하고 이런 고민을 하느라 명상에 집중하기 힘들어진다. 그런 생각도 보내 버린다. 다만 아이디어를 요약할 수 있는 키워드만 머릿속에 남긴다. 그리고 명상이 끝난 뒤 아이디어를 메모한다. 명상이 끝날 때까지도 기다려 주지 않고 내 머리를 떠난 아이디어는 그냥 보내주자. 정말 중요한 아이디어라면 항상 남아있다. 심지어 이 내용도 명상 중에 떠오른 아이디어다 “아이디어”라는 키워드만 기억한 뒤 명상이 끝나고 메모했다. 그리고 아이디어는 그 가치가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 바로 행동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아니라면 대부분 메모지 안에 매장된다.

끝으로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명상으로 시작하는 하루는 분명 나에게 많은 긍적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 생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 생각을 무시하거나 그 생각에서 내가 느낄 감정을 분리한다는 것은 정말 참신한 개념인것 같다. 앞으로도 나는 많은 번뇌에 빠지겠지만 명상으로 극복해나갈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하루 20분, 한번 시도해볼만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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